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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실 이야기

뭉실이일기197-공지영 "빗발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읽고

by 내친구뭉실이 2010. 11. 19.

뭉실이일기197-공지영 "빗발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읽고


일주일쯤 되었다. 또 눈물이 차오르는 느낌... 

또 정기적인 우울과 슬픔의 늪으로 자꾸만 빠져드는 느낌


울카페에 오는 한 친구가 대학시절 한달에 8백만원이나 되는 돈을 벌었다고 했다

20대인 그는 검소하게 옷을 입고 다니나 최소한 자기가 좋아하는 비싼 커피쯤은 지갑 사정 보지 않고

매일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특별히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20대인 그는

이미 자신의 미래가 안전하게 계획되어 있었다

건물을 몇채 갖고 있다는 그의 부모님의 취미활동은 여행과 동양화 수집이라했다

왜 그렇게 수입이 좋은데 하지 않느냐의 질문에 "열정이 없어서"라고 대답하는 그는

한달 월수800을 무시할만큼 거만한 사람은 절대 아니어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누리는 사람이었다.

그날 밤 나는 집에 가는 길 동네 전집에서 막걸리와 부추전을 시켰다. 

자기집 메뉴판인데도 글씨가 보이지 않아 젖은 손으로 가리키며 한참을 보시며 

메뉴를 체크하시던 나이많은 아주머니는 

기름에 찌든 손을 하루도 쉬지 못한 듯한 뒷모습을 내게 보이며, 그 늦은 밤 우리가 시킨 전을 부치고 있었다

그날 이후였다 자꾸 눈물이 타고 넘치려 한건....

먹먹함을 가눌 수 없어 스스로 다독이다가 요 몇일 또 넘쳐오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터지려 한다. 


그리고 어제 공지영의 "빗방을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산문집을 우연히 읽기 시작했고 조금 전 끝마쳤다. 

집앞에 난 잡초를 정리하며 그녀는 인생의 의미를 되씹었다. 

그녀가 느끼는 일상의 잔잔함, 과거 그녀가 겪었던 고통의 뒤로 찾아오는 깨달음의 단상들이 

내것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만큼 공감되었다. 

나는 그래서 더 눈물이 났다. 읽으면서 목이 아팠다. 메이기에 아픈거겠지

그녀는 그렇게 그녀가 쏟은... 터지는 고통과 깨달음을 글로 써내려하며 마음을 들여다본다. 

마음을 틀어내어 보인다

아... 

지금은 그저 그런 작가와 글이 있다는 것이라도 내게 너무 큰 위안이 된다

나의 것이 나만의 것이 아닐진데도 말이다

조금은 내 것이 떨어져 나갔으면 좋겠다. 그것이 이 우연의 소득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