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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실 이야기

뭉실이일기162-개미야~~~ 미안!

by 내친구뭉실이 2008. 6. 14.

뭉실이일기162-개미야~~~ 미안!

 

몇일 전 지하철에서 책을 읽던 중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 개미가 책위에서 움직입니다.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개미를 바닥에 밀어 떨어뜨렸습니다.

켁! 아마도! 개미는 나보다 더 놀랐을 거에요 ㅠㅠ

 

조금 방황하는가 싶더니, 개미는 사람들 다리 사이에서 한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그제서야 후회합니다. "밟혀 죽으면 어떻하지?"

안면이 있는 듯한 그 개미
6.10항쟁 광화문 촛불시위 동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바닥에 앉아 있었을 때, 한두마리의 개미가 근처에서 돌아다녔거든요.
개미 생김새나 크기가 약간씩 다른데, 그날 봤던 개미와 많이 비슷했습니다.
여튼 왠지 그 개미같아요.
바닥에 놓아있던 제 가방에 들어가 있었나 봅니다.

 

 

"흑흑... 어떻게하지?
갖고 있던 종이에 올려놓아 다음역에서 문이 열리면 지하철길아래로 던져주까?
그럼 그곳에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던 중
옆에 있던 여자분 하이힐 사이로 개미는 들어가버립니다.

꺄악~~
"흑흑.. 내가 오늘 멀쩡한 개미를 밟혀죽게 만들 것 같아!"

 

두근두근... 속상합니다.
"안돼안돼~~~
속상해하지말자!(전 속상하면 바로 속이 안좋아져서 아프거든요. 조심해야해요^^:; 마음이 심약해서... ㅋ)
이것도 그 개미의 팔자지 뭐. 어쩌겠어. "
전 마음을 다독입니다.

 

하지만 자꾸 아래를 쳐다봤지요. 혹시라도 살아있나 싶어서 말입니다.
옆에 있던 여성분은 왜 자꾸 자기 신발 쪽을 보나 하며 함께 쳐다봅니다. 켁^^:;
그 여성분... 신발을 조금 비틉니다. ㅠㅠ
에고...
헉!
"내가 왜 이러냐!"
이러다 정말 스님들처럼 바닥을 살피며 걷는 수준에 이르겠구나 싶네요. :;
(고기도 먹고, 모기도 죽이고, 바퀴벌레도 집에 같이 사는 꼴도 못보는 주제에...
좀 모순되지만... 그때 제 심정이 그렇게 되었어요 :)
"아냐아냐... 이러다간 내가 정말 못살지. 신경쓰지말자. "

 

그리고 두 정거장 후 자리에서 일어나, 막 내리려는 순간!!!!
그 개미가 근처에서 열심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

바로 문이 열리고 내리는 탓에.. 제가 직접 개미를 살릴기회는 또 놓쳤지만,
전, 그 개미가 누군가의 가방이나 신발을 타고
다른 정착지에 잘 내려앉게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개미야...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