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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실 이야기

뭉실이일기147-무서운 세상이야

by 내친구뭉실이 2008. 5. 22.

 

뭉실이일기147-무서운 세상이야

 

난 어려서 성폭력피해를 입으면 자살을 해야하는 줄 알았다.

(누군가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렇게 알았다.)

그래서 어떻게 죽어야 하나? 에 대한 생각에는 자연스레 은장도가 연상되었다.

 

최근까지만해도 아니 지금까지도

어느 '구~린' 조직에서는 학교에 들어가

여학생들에게 은장도를 상징적으로 나눠준다고 한다.

미친거지...

 

성인이 되어 내가 여성학을 접하고 가장 소중하게 얻은 것은

“나 자신이란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득도'라는 말을 쓰듯, 여성학은 마치 나를 득도의 수준에 이른 사람이 경험하는 것처럼

전혀 다른 세상으로 옮겨놔주었다. 다행스럽게도 행복하게도...

 

여하튼 여성학 덕택에

내가 다른 세상에 서서 지난 어린 나를 봤을 때,

‘성폭력피해를 입으면 자살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을 기억한 순간,

그 충격이란!!!!!!!!!!!!

 

도대체 그 무엇이 그 아이의 생명보다 소중하다는 것일까?

세상이 어떻게 그 아이들에게 죽으라며 칼을 쥐어줬을까?

그것이 어떻게 당연한 윤리와 미덕이라고 말했던 것일까?

그것이 어떻게 숭고하다 말했을까?

정말 정말 무서웠다.

아무 도구도 협박도 그리고 직접적인 행동도 없이

나를 죽일 수 있었던  이 사회가!!!!!!!!!!!

이 생각은 나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그래서 몇년 전  어떤 기간동안은 그런 세상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 안에는 내 부모도, 나를 교육시켰던 교사들도, 언론매체도...

모두 적이었다.

모두가 나를 죽일뻔 한 그런 사악한 부류에 속했고

나는 그들을 적대적으로 대했다.

 

생각해보면...

문화란 정말 무섭다.

은근히.... 아무도 눈치채지못하게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무서운 거다.

아이고 소름이야...

제발....

실체없는 편견으로 사람들을 몰지 않았음 좋겠다.

넌 나와 다르니까....

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으니까...

넌 이것저것이 없으니까...

넌 !@#$%^&하니까...

이런 것들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