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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실이일기217ㅡ살맛 안나네

by 내친구뭉실이 2013. 3. 25.

 

요즘 스물스물 우울하고 무력감에 움직이기가 싫어진다

급기야는 어제 영화 "지슬"을 보고나니 완전 넉다운

사실 우울함이 극대화되면 회복되니까 슬프고 분노할 줄 알면서도 걍 본건데

흑 아니다. 인간인 내자신이 또 슬프고 싫으다. 완전 더 바닥으로 내려가는 느낌.

걍 인류가 사라져준다면 좋겠다..하는 생각까지

몸은 천근만근...

 

'지슬'은 제주도말로 감자다.

영화내내 감자와 돼지가 나온다

감자는 겨울철 식량. 서민들의 식량. 이념도 정치도 사실 아무 상관없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식량이다

이념학살로 알려진 제주 4.3

칼에 찔려 죽기전 자신을 찌른 군인한테 할머니는 나이를 묻는다. "꼭 그만한 아들이 내게도 있다오.

빨갱이가 뭐라구..." 할머니는 그렇게 말하며 피난가는 아들에게 쥐어주지 못한 감자를 감싸안고 군인들이 낸 불길에 휩싸인다.

정치랑 전혀상관없는 그들은 그냥 그 시대 그 지역에 살았단 이유로 죽임을 당한다.

빨갱이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인다.

마을을 점령한 군인들이 마을에 있는 돼지고기를 통째로 삶아먹는 장면이나 그 전후로 강간한 후 칼로 죽인 여성의 시체가

연달아 나오니 조마조마 무서웠다.

마치 사람의 몸같이 보여지는 돼지

빨갱이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돼지와 사람의 구분이 없어보이는 군인들이 시체 옆에서 사과를 깎아먹는 장면

마치 인육을 먹는 느낌마저 풍긴다.

흑백영상을 아름답게 찍었다. 잔인한 장면은 조금씩 피해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많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여성의 몸을 학대하고 여성의 몸이 도망다니는 제주민들의 산으로 그려지는 장면은... 음... 막 와닿지는 않았다

아마도 생명, 어머니성, 자연, 인간자체가 훼손당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지만 여하튼 난 그런 장면이

있는 게 불편했다. 다른 것들것터럼 생략이 더 되었어도 좋았겠다.

물론 다른 영화에 비하면 훌륭하지만 말이다...

 

영화를 보고난후 이승만에 대한 분노로 어쩔줄 몰랐다. 그 넘이 그렇게 죽인 민간인이 전국적으로 110여만이 넘는단다.

것은 인간이라 할 수없다. 그것과 내가 같은 종임을 인정할 수없다.

그렇게 사악한것이 멀쩡히 부귀영화 다 누리고 걍 늙어죽은 것도 용서할 수없다,

한국 현대사가 너무 슬프고 아프다.

어째서...

너무 좌절스러우니 살맛 정말 안난다.

이게 사는건가? 그지같은 인간들이 권력을 쥐고 지배하는 세계

이게 인간에게 내린 벌인가?